7eV 산화물 반도체 — 전기를 막는 물질, 전력소자 원가를 바꿀까
코넬대 대럴 슐롬(Darrell G. Schlom) 교수와 제이컵 스틸·데바디티야 바타차리야 연구진이 10월 7일 Nature에 발표한 7eV 산화물 반도체는, 전기를 잘 막는 물질에서도 전류를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넓혔습니다. 전력반도체의 새 후보가 등장한 셈입니다. 다만 소재 기록이 전기요금이나 제조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려면 소자와 공장에서 통과해야 할 시험이 남아 있습니다. 출처: Nature · 2026-10-07
전기차 충전기나 공장 모터는 들어온 전기를 그대로 쓰지 않습니다. 필요한 전압과 전류 형태로 바꾸는 장치가 중간에 들어갑니다. 이때 전류를 빠르게 켜고 끄거나 한쪽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부품이 전력반도체입니다. 전기가 지날 때는 손실이 적어야 하고, 막을 때는 높은 전압을 견뎌야 합니다. 서로 반대처럼 보이는 두 일을 한 부품에 요구하는 것입니다.
누가 무엇을 맡았나 — 슐롬 연구실의 분업
이번 논문은 재료를 만드는 사람과 소자를 만드는 사람의 협업입니다. 동등 기여 저자인 스틸은 박막 성장과 전기적 측정을, 바타차리야는 소자 제작과 동작 측정을 맡았습니다. 가즈키 노모토(Kazuki Nomoto)는 전극 접촉 공정을 개발했습니다. 교신저자 슐롬은 성장 실험을 총괄했습니다. 전기가 통하는 막을 얻는 일과 쓸 만한 전자부품을 만드는 일이 별개의 과제라는 점이 이 역할 분담에 드러납니다. 출처: Nature · Author contributions
출발점은 이전 연구에 있습니다. 스틸·슐롬 등이 발표한 2025년 APL Materials 논문은 산화갈륨 박막을 만들 때 바닥의 완충층과 실리콘을 넣는 층의 성장 조건을 나눴습니다. 완충층은 아래 기판과 위 박막의 결정 구조 차이를 받아주는 층입니다. 이 연구는 실리콘이 재료에 들어가는 것과 실제로 전류를 운반할 전자를 공급하는 것이 같지 않음을 보여줬습니다. 출처: APL Materials · 2025
7eV 산화물 반도체, 왜 전기를 통하게 만들기 어려울까
밴드갭은 전자가 전류를 운반할 수 있는 상태로 올라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 간격입니다. eV는 그 에너지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이름만 보면 오해하기 쉬운데, 7eV는 소자가 7볼트를 견딘다는 뜻도, 효율이 7배라는 뜻도 아닙니다. 밴드갭이 크면 원치 않는 전류를 억제하는 데 유리할 수 있지만, 정작 켰을 때 움직일 전자를 확보하기는 어려워집니다. 출처: Nature · Hironori Okumura commentary
도핑은 여기에 소량의 다른 원소를 넣어 전자의 수를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이번에는 실리콘이 그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많이 섞는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전자가 원자 주변에 묶이거나 결정의 결함에 붙잡히면, 실리콘이 들어가 있어도 전류가 잘 흐르지 않습니다. 알루미늄 함량을 바꾸면서 큰 밴드갭과 이동 가능한 전자를 함께 확보하는 것이 핵심 난제입니다. 출처: APL Materials · doping and growth
슐롬이 학회에서 설명한 접근은 사파이어 위에 완충층을 쌓고, 일부 산화된 원료의 분자 빔을 공급해 박막을 성장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를 서브옥사이드 분자빔 에피택시(S-MBE)라고 부릅니다. 진공 속에서 원료 공급과 성장 조건을 조절해 원하는 결정층을 만드는 공정입니다. 재료 이름 하나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전자가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 전체를 다듬은 것입니다. 출처: IWGO 2026 · Sch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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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정층 성장
사파이어 위 완충층과 박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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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실리콘 도핑
원소를 넣고 전기적 활성화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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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도 제어 검증
이동하는 전자와 소자 동작 확인
스틸의 소재 기록과 바타차리야의 소자 실험
Nature 초록에서 확인되는 성과는 실리콘을 넣은 알루미늄–갈륨 산화물 α-(AlxGa1−x)2O3의 밴드갭이 7.0eV를 넘었다는 점입니다. 앞의 α는 원자 배열의 형태를 나타냅니다. 같은 산화갈륨 계열이라도 β형 웨이퍼의 생산 성과를 이 α형 합금의 성과로 옮겨 읽으면 안 됩니다. 출처: Nature · Abstract
바타차리야의 소자 시연도 중요한 진전입니다. 다이오드는 전류를 한쪽으로 더 잘 흐르게 하고,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는 외부 전압으로 전류를 조절합니다. 박막에 전기가 흐른다는 측정을 넘어, 제어 가능한 부품으로 동작할 수 있는지 확인한 것입니다. 출처: Nature · device demonstrations
여기서 소재의 최대 밴드갭과 실제 소자의 채널을 구분해야 합니다. 채널은 소자 안에서 전류가 지나가는 부분입니다. 연구진의 8월 IWGO 학회 자료는 약 6.7eV 채널을 명시합니다. 이는 학회에서 공개한 수치이며 Nature 최종 논문의 모든 소자 수치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성과를 곧바로 ‘7eV 초과 상용 트랜지스터 완성’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출처: IWGO 2026 · channel specification
연구에서 확인
밴드갭 7.0eV 초과 박막
소재
동작 · 다이오드·전계효과 트랜지스터 시연
구분 · 학회 채널 약 6.7eV는 별도 수치
산업화에 필요한 검증
같은 정격·조건에서 손실과 내압
비교
수명 · 방열·접촉 안정성·반복 동작
가격 · 양품 수율·공정시간·패키지 비용
논문에서 강조한 ‘1억 배 넘는 전도도’도 비교 대상을 붙여 읽어야 합니다. 이는 6eV를 넘는 영역에서 앞선 보고와 비교한 실온 전도도입니다. SiC보다 전력 손실이 그만큼 줄었다거나 충전기가 그만큼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재료의 전도 가능성을 크게 넓힌 성과와 완제품의 효율 개선은 서로 다른 측정입니다. 출처: Nature · comparison scope
노모토의 전극 공정에서 시작되는 원가 계산
노모토가 맡은 전극 접촉은 산업적 의미가 큰 부분입니다. 전극과 반도체의 경계에서 전류가 지나가기 어려우면 저항이 생기고 열이 납니다. 소재 안에서 전자가 움직일 수 있어도 입구와 출구가 막혀 있으면 부품 전체의 성능은 제한됩니다. 바타차리야의 학회 초록도 재성장한 층의 계면에서 생기는 접촉·접근저항을 전류밀도의 한계로 짚었습니다. 출처: IWGO 2026 · Bhattacharya
다음은 이 결과에서 출발한 경제적 추론입니다. 같은 전압과 전류를 처리하는 조건에서 전기가 흐를 때의 저항이 낮아지면 전력 손실을 줄일 여지가 생깁니다. 발열까지 줄면 냉각장치를 작게 만들거나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전력변환 기능을 넣을 수 있습니다. 충전기·태양광 인버터·공장 모터 구동장치에서 검토할 만한 경로입니다. 이번 논문이 이 장비들의 절감률을 측정한 것은 아닙니다.
칩 가격은 다른 계산을 요구합니다. 사파이어처럼 이미 생산 기반이 있는 기판을 쓸 수 있다는 점은 출발 비용에 유리한 조건입니다. 그러나 그 위에 균일한 박막을 얼마나 빨리 만들고, 몇 개의 양품 칩을 얻는지가 최종 가격을 좌우합니다. 성장과 전극 형성 단계가 늘면 장비 사용시간과 검사비도 늘 수 있습니다. 값싼 기판과 값싼 완제품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장비 구매자가 비교해야 할 값은 부품 구입비에 냉각·전력·고장 대응 비용을 더한 전체 비용입니다. 새 소자가 비싸도 운전시간이 길고 실제 절전 효과가 충분하면 채택할 이유가 있습니다. 반대로 열을 빼기 위한 패키지가 복잡해지거나 수명이 짧아지면 이점이 사라집니다. 밴드갭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방열이나 고온 수명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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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같은 정격에서 개선
저항·스위칭 손실을 함께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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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비에서 재검증
냉각·수명·출력 조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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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체 비용 비교
추가 제조비와 운전비 절감 비교
SiC·GaN도 멈춰 있지 않습니다 — DB하이텍과 인피니언의 움직임
슐롬 연구진의 성과가 나온 사이 기존 전력반도체도 생산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DB하이텍은 2026년 9월 9일 8인치 웨이퍼 기반 1,200V SiC MOSFET 공정의 신뢰성 검증을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SiC는 탄화규소이고 MOSFET은 전압으로 전류를 제어하는 트랜지스터의 한 종류입니다. 회사가 밝힌 양산 목표는 2027년입니다. 현재 이미 양산을 완료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출처: DB HiTek · 2026-09-09
질화갈륨인 GaN도 함께 봐야 합니다. DB하이텍은 4월 발표에서 SiC·GaN 고객 시제품을 전달하고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한국 기업의 경쟁이 새로운 소재를 찾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고객이 설계할 수 있는 도구와 제조 공정, 실제 회로에서 검증한 경험이 함께 쌓여야 합니다. 출처: DB HiTek · 2026-04-29
해외에서도 인피니언은 2025년 2월 200mm SiC 제품 공급과 생산 전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를 2026년 현재 모든 전환이 끝났다는 근거로 쓰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기존 업체들도 웨이퍼를 크게 만들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새 산화물이 비교해야 할 원가는 앞으로도 바뀔 수 있습니다. 출처: Infineon · 2025-02-13
이를 바탕으로 보면 국내 소자 기업에는 두 가지 일이 병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 중인 SiC·GaN 고객 인증을 이어가면서, 새 산화물의 공정 호환성과 소자 특성을 작은 규모로 검증하는 것입니다. 전력변환 장비 기업은 소재명보다 같은 출력에서의 손실, 냉각 부담, 고장률을 비교해야 합니다. 이는 필자의 분석이며 DB하이텍이나 다른 국내 기업이 이번 Nature 소재를 도입한다는 발표는 아닙니다.
첫 시장은 완성 칩보다 앞단에서 생길까
바타차리야와 노모토가 소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만난 문제를 생각하면, 초기 사업 기회는 완성된 전력 칩보다 앞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연구용 박막 웨이퍼, 전극 공정 개발, 결함 분석과 열설계 서비스가 후보입니다. 여러 기업이 이 소재를 시험하기 시작한다면 실험과 검증을 지원하는 수요가 먼저 늘 수 있다는 추론입니다. 현재 주문 규모나 매출을 확인한 전망은 아닙니다.
기존 산업을 대체하려면 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같은 정격에서 유리한 손실 특성을 보여주고, 반복 생산에서도 그 성능을 유지하며, 고객이 요구하는 수명을 만족해야 합니다. 한두 개의 좋은 소자를 만드는 것과 공장에서 매번 좋은 소자를 얻는 것은 다릅니다. 높은 내압만 확인하고 전류 용량이나 발열을 놓치면 실제 장비의 크기와 가격은 줄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틸과 슐롬의 7eV 산화물 반도체가 던진 질문은 이제 더 구체적입니다. 전류를 제어할 수 있는 소재를 찾은 다음, 얼마나 오래·안정적으로·경제적으로 쓸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다음 연구에서 볼 것은 기록적인 숫자 하나보다 접촉저항과 방열 개선, 동일 조건의 소자 비교, 웨이퍼 전체의 균일성입니다. 그 결과가 쌓일 때 전력반도체 기업의 소재 선택과 장비 기업의 원가 계산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료 확인일은 2026년 10월 10일입니다. Nature의 공개 초록·저자 기여·확장 데이터 설명과 연구진의 학회 자료를 대조했습니다. 구독 본문 전체를 확인한 것은 아니므로, 공개 자료에서 교차 확인하지 못한 최종 소자의 내압·접촉저항 수치나 원가 절감률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연구 해설이며, 본문에 언급된 기업 주식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7eV의 다음 질문은 같은 정격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경제적으로 작동하는가입니다.
출처와 참고 링크
- Nature: A 7-eV bandgap semiconductor based on silicon-doped α-(AlxGa1−x)2O3
- IWGO 2026: Schlom 발표 및 산화갈륨 웨이퍼 원가 발표
- IWGO 2026: Bhattacharya, Breaking the 6 eV Barrier
- Steele et al., Growth of conductive Si-doped α-Ga2O3 by suboxide molecular-beam epitaxy
- DB하이텍, 8인치 1,200V SiC MOSFET 공정 신뢰성 검증 완료
- DB하이텍, PCIM 2026 참가
- Infineon: 200mm SiC roadmap
- Nature News & Views: Semiconductors pushed into insulator terri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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